고소 영양부족과 탈수로 인한 조난예방
글쓴이:정호진
영양부족과 탈수를 막아라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은 고산등반 중 체중이 빠진다. 이는 고산의 환경에서 행하는 그들의 운동량, 즉 신체요구량에 비해 섭취하는 열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소에서 클라이머들로 하여금 열량섭취를 제한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식욕의 감퇴, 취사나 음식조리의 어려움, 소화 흡수장애, 위장장애, 영양 대사의 난조, 과중한 노동, 추위, 건조한 기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탈수현상(Dehydration)은 체중감소와 고산병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고산을 오를 때 흔히 경험되는 두통, 욕지기(Nausea), 구토증은 식욕을 뚝 떨어뜨려 음식물 섭취를 방해하므로, 역시 체중감소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여성의 경우는 장기간 열랑섭취를 부족하더라도, 남자에 비해 체중이 빠지는 정도가 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소에서 부족한 열량을 섭취하는 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우리 신체에 그다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식욕감퇴증(Anorexia)은 고소에 도달한 후 처음 3일간이 제일 심하며, 그 결과 평균 단백질 섭취는 30%, 열량섭취는 40%씩 각각 줄어들게 된다. 식욕이 떨어지는 정도는 기호에 맞지 않는 음식, 즉 맛없는 음식을 대할 때 더욱 심해진다.
대체로 향료, 색소, 방부제 등 인공첨가제가 함유된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상태에 가까운 천연식품이 고소에서는 잘 먹힌다. 클라이머들은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느니 굶고 등반하는 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식단은 전 대원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음식물로 구성되어야 하며 특별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호식도 준비되어야 한다.
식욕감퇴는 클라이머들이 부족한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식량담당자는 식단을 짜기에 대원들의 기호를 파악, 최대한 그들의 식욕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탈수와 산소 소모를 막아야 한다.
고소에서는 취사가 곤란한 점, 식사에 대한 무관심이 식욕의 감퇴를 초래하고, 아울러 소모되는 에너지에 비해 열량공급이 부족하게 되는 원인이 되어, 그 결과 체중의 감소와 탈수현상이 나타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음식의 소화흡수에 필요한 산소도 줄어들게 된다. 단백질과 지방은 탄수화물에 비해 성분이 복잡하며 고소에서 소화흡수가 어렵다. 탄수화물의 대사(Metabolism)에는 지방이나 단백질에 비해 8~10%적은 량의 산소가 소모된다. 지방과 크실로즈(Cxylose)는 고소에서 체내 흡수가 잘 되지 않아 클라이머들은 지방변, 즉 설사를 자주하게 된다. 고소 클라이머들이 저지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여기에 있다.
산소가 부족한 고소에서는 위벽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어렵고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소화효소의 생산이 부진하기 때문에 소화장애가 일어나기 쉽다. 이런 증세는 결국 위장염 등의 위장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작은 창자 기능까지도 약화시킨다. 원정등반 중 위경련이나 설사를 하는 클라이머들이 종종 있다. 이는 등반 중, 특히 캐러밴 중 먹게 되는 비위생적인 음식이나 물 때문에 박테리아나 기생충에 감염되어 일어나는 수가 많다.
이러한 증세도 체중감소와 열량결핍을 초래한다. 고소에서 장기간 식사를 제대로 못하여 격심한 활동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해 주지 못하는 「칼로리 결핍증세」가 지속되면, 결국 인체 세포조직의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몸무게가 줄어드는 과정을 보면 맨 처음에는 체내에 축적되었던 체지방(Body nitrogm)이 고갈되기 시작한다. 체중과 피하지방(Skin fold)으로 측정하는 체지방량은 최근 히말라야 원정에서 등반자의 체중 감소량을 예측하는 지표로써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로 등반 중 줄어드는 체중은 체지방량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평균 체중감소량이 체중의 16%인데 비해 체지방의 감소는 10%에 그친다. 그러므로 체중의 감소는 체지방의 감소분을 초과하며, 이는 열량과 체질소의 균형이 깨짐을 의미한다.
평지에서 체지방의 감소는 전 체중 감소량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고소에서는 체지방의 감소는 전 체중 감소량의 27%밖에 차지하지 않으며 나머지의 대부분은 근육이 줄어들어 일어난다. 체내 단백질의 소모는 저장된 지방이 완전히 고갈되기 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고소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위해 미리 많은 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등반에 그리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체중감소를 막아야 한다.
고소에서의 체중감소에 관한 또 다른 가설은 단백질 대사의 일시적 장애와 중간대사(Interminary metabolism)의 부조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는 설이다. 고소에서 관찰되는 여러 생화학적 비정상적인 증세들은 일반적인 추측과는 달리 산소부족 때문이 아니라 음식물 섭취부족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단백질 대사의 장애는 고소에서의 급격한 체중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고소에 체류하는 처음 일주일 동안에는 단백질의 생합성(Biosynthesis)이 잘 수행되지 않는다. 평지에서도 운동을 하면 체중이 줄어들며, 여러날 격렬한 운동을 하고 충분치 못한 칼로리를 섭취하면 간장과 근육에서의 글리코겐(Glycogen)합성이 둔화된다. 고소 등반가에게는 평지보다 더 많은 칼로리가 필요하다. 심폐기능을 가동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일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더구나 추운 기온과 저산소 상태에 머무르게 되면 기초대사(Basal metabolism)에 소모되는 칼로리도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된다. 고소에서 오래 머물면 소위 고소 쇠약증 (High Altitude Cachexia : HAC)에 걸리게 된다. 이는 말 그대로 고소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육체적, 심리적 쇠약증세를 말한다.
그러나 HAC가 고소의 영향인지, 영양의 균형이 깨어져 일어나는 증세인지는 확실치 않다.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영양결핍은 고소에서 겪게되는 많은 문제들의 주된 원인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다른 요인도 부수적인 작용을 한다. 수분섭취 부족은 그중 가장 두드러진 체중감소와 고소증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탈수(Dehydration)
고소에서 열량을 충분히 섭취하는데도 -잘 먹는데도- 체중이 빠진다면 그것은 섭취하는 수분이 부족한 때문이기 쉽다. 고소에서 탈수가 되어 체중이 빠지는 이유는 수분부족으로 체세포내의 원형질(Plasma)의 용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탈수증세는 부족한 수분섭취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춥고 건조한 공기를 호흡하느라고 수분의 소모가 증가한 때문이며, 고소에서 일어나는 이뇨현상(Diuretiz effect)에도 부분적 원인이 있다. 이뇨작용(소변을 자주 봄)은 저산소 환경에 대한 인체의 적응 반응이다. 고도가 높아지고 운동량이 많아지면 건조한 대기속에서 폐순환이 증가되어 탈수가 일어나게 된다.
고소에서 거센 호흡을 하게 되면 들여 마신 건조한 공기에 습기를 주기 위해 많은 양의 수분이 요구된다. 더구나 찬 공기가 코를 지나 허파에 도달하는 동안 체온으로 덮혀지면서 폐포속으로 들어올 때, 100%에 가까운 습도를 갖기 위해 보다 많은 수분이 필요하게 된다. 입을 벌리고 호흡하면 내쉬는 숨에 포함된 수분을 모두 잃게된다.
고소에서는 호흡중에 소모하는 수분이 하루 3리터에 달한다. 운동 중 흘리는 땀 역시 체내 수분을 소모한다. 땀으로 나가는 수분은 전체 체중 감소분의 8%에 달한다. 수분을 재보충해야 하는 필요성을 등반자들은 잘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탈수상태에서도 물을 마시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러한 탈수상태는 갈증감이 무감각해지며 더욱 악화되어 식욕의 상실, 구토감, 두통 등의 고산증세를 일으킨다. 탈수현상은 우울증, 무기력, 판단력 상실 등을 동반하여 자발적인 수분섭취를 방해하고 더욱 악화시킨다.
고소에서의 칼로리와 수분섭취
추운 고산등산에서는 식량을 계획할 때 하루에 1인당 5,000~6,000Kcal를 잡아야 한다. 캐러반중 히말라야 등반대원들의 평균 열량섭취는 4,250Kcal로 조사된 바 있다. 그러나 5,000m~7,000m 사이에서는 평균 3,100Kcal로 열량섭취가 떨어졌고,7,300m 이상에서는 불과 1,500Kcal밖에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것은 고소로 인한 식욕감퇴와 아울러 고산에서의 음식준비의 어려움에 기인한다. 동일한 원정대에서 호흡조사(Respira-tory test)로 계산한 에너지 소비량은 3,900Kcal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것으로 이 등반대원들이 상당한 열량결핍 상태를 겪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 것으로 연구에 의하면 평지에서 에너지 소모가 3,200Kcal 인데 비해 2,700m에서 4,500m사이에는 4,200Kcal로 증가된다고 한다.
최근 한 히말라야 등반의 경우 클라이머들은 5,000m~7,000m사이에서 3,000~5,000Kcal를 섭취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식단은 탄수화물로 55%, 지방 35%, 단백질 10%로 각각 구성되어 있었다. (열량비) 고산 등반대의 식단을 분석해보면 고소로 올라갈수록 고탄수화물로 식품이 식품이 선호되며, 지방, 단백질식품, 저지방식품은 고소에서 힘든 활동을 하는데 상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며 고소에서 발생하는 여러 의학적 문제점을 줄여준다.
고탄수화물 식품은 고소에서 글루코즈(glucose)대사를 증진시키며 폐순환 기능과 운동효율을 높여준다. 식품에 탄수화물 비중을 높여주면 고소적응 능력이 늘어 고산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며 신체 적응력이 향상된다. 탄수화물은 지방이나 단백질에 비해 분해되는데 8~10%적은 산소를 소모한다.
수분 섭취방법
보통성인은 평지에서 하루에 2L의 물을 필요로 한다. 고소에서는, 특히 4,800m이상에서는 수분 필요량이 하루 4l 이상이 되고 5,000~7,000m이상에서는 하루 필요량이 5~7L까지 증가한다.
보다 좋은 효과를 얻기위해서는 물과 함께 칼로리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즉 코코아, 에그 파우더, 미수가루, 과일주스, 꿀물, 수프 등이 열량과 수분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의 좋은 예이다.
카페인은 이뇨효과가 있어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니 삼가는것이 좋다.
수분의 보충(Hydration)-물 먹기-은 가능하면 어느 때나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자주 물을 마시려면 1L들의 정도의, 주둥이가 큰 보온물병을 준비해 물이나 다른 음료를 채워 항상 곁에 지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밤에는 뜨거운 물을 채워 침낭속에 넣어 아침까지 얼지않은 물을 수시로 마시면 좋다.
결론
- 고소에서는 탄수화물 음식이 열량섭취량의 60~65%가 되도록 한다.
- 고소에서는 지방질 음식이 열량섭취량의 20~25%가 되도록 한다.
- 고소에서는 단백질이 열량섭취량의 10~20%가 되도록 한다.
- 비타민과 미네랄은 평상시 섭취량의 2배가량으로 늘려 복용한다.
- 기초 대사율은 시간당 체중으로 볼때 1Kcal/kg으로, 70kg 남자의 경우 하루 1,680Kcal가 소모된다.
- 기초대사와 더불어 하루 열량필요량은 체중 1kg당 57Kcal가 소모된다. 70kg의 활동적인 남자에게는 하루4,000Kcal가 필요하다.
- 운동중 칼로리 소모량은 시간당 5~10Kcal씩 증가한다.
- 추위(저온)는 기초 대사율을 10~40%가량 증가시킨다.
- 기초 대사율은 고도를 높일때, 매 1,000m마다 10%씩 증가한다.
- 영양부족(열량결핍)과 탈수는 고소에서 체중이 줄 게 되는 주된 원인이다.
- 기온이 낮은 고소에서 호흡에 의해 소모되는 수분은 하루 3L에 달한다.
- 춥고 높은 고소의 환경하에서 하루 5,000~6,000Kcal의 열량을 섭취해야 한다.
- 고소에서는 고탄수화물식, 저지방, 저단백질식품이 먹기 좋으며, 운동능력을 증진시키고 고소에 견디는 적응력을 높여 고산병에 걸릴 위험을 줄인다.
- 고소에서는 고탄수화물, 저지방, 저단백식이 가공식품보다는 천연상태에 가까운 식품이 입맛이 맞는다.
- 고소에서는 하루 5~7리터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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