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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홀트 메스너의 오만과 편견

by [대전]풀때기 201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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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홀트 메스너의 오만과 편견

 

 

 

'라인홀트 메스너'는 산에 관한 한 그냥 척 보면 다 아는 신적 존재인가?

우선 그렇게 물어본다.

아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뛰어난 등반가이긴 하지만,

모든 것을 앉은 자리에서 훤히 알 수 있는

산악 초능력자란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럼, '라인홀트 메스너'가 말하면

등반에 대한 것은 무엇이든 진실이 되는가? 라고 다시 물어본다.

물론 아니다.

그는 8,000m 14좌 최초 완등자라는 빛나는 영광의 월계관은 얻었으되,

말하면 곧 산악법이 되는 산악 제왕은 아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이 산악계란 바닥에선

자신이 옳다고 하면 뭐든 옳은 것이 되는 줄 아는

희한한 착각 속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근래 오은선과 한국 산악계에 대해 그가 쓴 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선 그가 <정상에 여성들이 드디어 올라>란 책에서 언급한 내용 중

일부분을 인용해 본다.

독일어에 능통한 '김영도' 선생이 번역한 것이므로 거의 틀림이 없을 것이다.

 

"원래 알피니즘에는 아무런 규정도 없으며 심판도 없다.

그런데 사회 일각에서, 산악단체에서 고소등반자를

근거도 없이 제재하거나 축출하려는 것은

비인간적이며 패배 이상으로 흉악한 처사다."

 

메스너는 다른 페이지에서 "가차 없는 악의에 찬 것"이란 비난도 했다.

천하의 메스너가 이렇게 앞뒤 없는 흥분을 보이다니 뜻밖이다.

그는 냉정한 분별력을 끊임없이 유지해야 하는

고난도의 등반을 거듭해 온 사람 아니던가.

 

월간산이나 그외 몇몇 언론매체, 산악단체가 여러 차례에 걸쳐

'오은선'의 캉첸중가 등정 주장에 대해 "믿기 어렵다"며 따지고 든 것은

제시한 등정 사진이 다른 여러 등정자의 판박이처럼 비슷한 등정 사진들과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었다.

또한 오은선은 망원경을 통해 최종 목격된 지점부터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남서면 루트에서

거의 모든 등정자들이 지난

세 가지의 뚜렷한 지형지물-굴뚝 같은 바위통로, 다이빙보드 같은 선반바위,

하켄이 박히고 슬링이 묶인 정상 바로 아래의 바윗덩이 중

어느 것의 사진도 제시하지 못했고 기자회견에서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시한 등정 속도 또한 믿기 어려울 만치 빨랐다.

 

단 한 가지 반복적으로 등정을 주장한 근거는,

등정하면 관례적으로 보너스를 받는 셰르파인

'옹추'의 우리는 등정했다 는 말뿐이었다.

그러나 '옹추'의 등정 당시 정황 설명은 극히 애매하고 앞뒤가 맞지 않았으며,

그나마 동행한 세 명의 셰르파 중 한 명은

실은 등정하지 못하고 도중에 돌아섰다.”고까지 증언했다.

이러한즉 한국 산악계는 오은선의 진짜 등정 여부를 따지지 않을 수 없었거니와,

어떻게든 재등정해서 제대로 된 영예를 누리라고 종용한 것이다.

이런 저간의 사정이 있음에도 메스너는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읽을 책에서

"근거도 없이 제재..." 운운했으니, 우리는 억울해서 어쩌나 싶다.

 

"원래 알피니즘에는 아무런 규정도 없으며 심판도 없다."

메스너의 언급은 맞는 말이겠다.

그러나 '오은선' 시비는 알피니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등정이 거짓이냐 아니냐에 대한 시비다.

한국 산악계의 '오은선' 캉첸중가 등정 시비는

"거짓 등정으로, 남의 것이 되어야 할 영예를 가로채어서는 안 된다."

극히 상식적인 도덕률에 근거한 의문 제시였다.

메스너의 나라 이탈리아는 이런 거짓이 의심될 때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진실을 알고자 하면 쌍방의 말 모두를 들어보는 것이 기본이다.

하찮은 접촉사고에서도 그렇거니와,

세계 최초의 여성 14좌 완등 여부를 따지는 일에서는 두말이 필요 없다.

그러나 그는 오은선의 눈물 섞인 해명만 듣고

“맞아!”, 하며 흥분한 모양이다.

 

모른 체하고 있으면 같은 한국인이 인류 최초라는

영광된 타이틀을 거머쥘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왜 한국의 산악잡지나 산악연맹체가

굳이 시비를 가리려고 나섰는지 '메스너'는 알아보았어야 했다.

그는 이 일에 대해 대한산악연맹이나 월간산 편집실에

문의 메일 한 번 보내온 적이 없다.

게다가 '메스너'는 '오은선'이 등반한 루트로는 캉첸중가를 오른 적도 없다.

 

그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수한 거짓 등정이 있었다.

그것은 영예와, 간혹은 그에 뒤따를 부를 노렸기 때문이다.

'메스너'도 14좌 완등으로 엄청난 영예와 부를 누리고 있다.

'오은선'만은 그런 욕망에서 비켜 서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왜 세계 최초이고자 했는가?

1등을 못하더라도 더 영예롭다면 2등을 택해야 한다."

우리가 오은선에게 원했던 것은 이것이다.

이런 진심을 모르지 않는다면 '오은선'도 말을 좀 더 조심해야 한다.

최근 오은선은 자신의 캉첸중가 등정 시비에 침묵하는 이유는

"사람은 개를 물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는데,

목숨 건 고산 등반이란 게

인격 수양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가 싶어 씁쓸하다.

'오은선' 그도, 자신과 같은 날 로체봉에 오른 어느 미국인의 등정은

거짓이라고 '홀리' 여사 측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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