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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天皇)의 진실 -천황봉은 창지개명(創地改名)되지 않았다-

by [대전]풀때기 201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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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황(天皇)의 진실

 

                                                편협한 사고로는 민족정기 회복되지 않는다
                                       고지도와 고전에도 천황산이나 천황봉이 버젓이 있어

부질없는 일 같지만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진실한 기록을 통하여

과거사를 올바로 청산하는 것이야말로 정통성 회복과 정체성 확립, 민족정기 회복의 지름길

이라고 생각하기에 진실을 알리고자 이 글을 쓴다. 천황(天皇)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련의

산이름 변경고시를 즉각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 일제가 만든 1:50,000 지형도에는 9개의 天皇(천황)이란 이름을 가진 峰(봉)이나 山(산)이 있다. 속리산 같은 유명산에도 있지만, 사천시와 통영시의 작은 섬에도 있다. 이 자료를 보고도 天皇이란 이름이 붙은 산이나 봉을 일제가 자기네 왕인 天皇을 빗댄 것이라고 할 것인가.

속리산 천황봉은 2007년 12월26일 천왕봉으로 변경고시되었다. 민중국어사전에서 천황을 찾아보니

△1 옥황상제, △2 일본에서, 그 임금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여 글자는 같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가리키는 그 대상은 다르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신앙에 관련한 옥황상제를, 일본에서는 현실적인

자기네 왕을 지칭하는 것이다.

 


          일제는 이를 분명히 구분해서 같은 모양의 글자라도 우리 것과 자기네 것을 달리 보았으나 일제잔재

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를 혼동해서 우리 것도 일본 것이라고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일제가 만든 지형도에 우리가 천황(天皇)이라고 부르는 산이나 봉 이름은

그대로 天皇山 또는 天皇峰으로 기재하고, 자기네 문자로는 그네들의 천황을 의미하는 てんのう(덴노)를

쓰지 않고 외래어표기인 가타카나로 チョンハン 또는 チョンフヮン으로 써서 천황에 가까운 음으로 기재했다.

그래서 속리산 천황봉은 물론,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 심지어는 조그만 섬에도 천황산이나 천황봉이 보인다

(그림 1 참조).


       우리의 천황을 일제는 ‘덴노’로 표기하지 않아


          그러나 일제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고지도나 고전에 분명히 천황산이나 천황봉이 있음에도

이를 도외시하고 천황봉은 일제가 자기네 천황에 빗대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개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天皇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나 봉은 우리 고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위 그림과 같이 고지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天皇峰이나 天皇山은 우리 선조가 만들어쓴 이름이지 일제가 만든 이름이 아니다.

옛기록을 보자. 윤휴(尹  ·1617-1680)의 백호전서(白湖全書) 제24권 기(記) 세심당기(洗心堂記)에

 ‘…起步於庭 相與指點 文壯天皇 雲煙面目…’라 하여 속리산의 문장대와 천황봉이 나오고, 조선 후기

실학파 오주(五洲)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천지편(天地篇) 지리류(地理類)

동부(洞府) 세전우복동도기변증설(世傳牛腹洞圖記辨證說)에도 ‘…一去槐山 一去尙州 俗離山天皇峯南幹也…

俗離山天皇峯 在洞北爲祖 洞右白虎外 天皇峯兩間少下…’.라 하여 천황봉이 나오고 있다.

 


         고지도를 보자. 1872년 지방도 전라도 영암군 지도에 월출산 천황봉이 있고, 전라도 장수현 지도에 장수읍

         동북쪽 지금의 노곡리 뒷산에 천황봉이 있고, 전라도 용담현 지도에 지금의 천황사가 있는 곳에 천황산이

         있으며, 광여도 전라도 구례현 지도에는 지금의 천황봉이 천황산으로 기재되어 있다(그림 2 참조).

 

 

 

옛 기록엔 仁王山과 仁旺山 모두 나와


         ‘천황이라는 명칭은 옥황상제와 관련한 민간신앙과 함께 일제 이전부터 구전으로 전해지는 순수한 우리의

고유 이름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일제잔재 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제잔재청산이란 미명 아래 두 번씩

이나 얼토당토않은 짓을 했다.

 


          그 첫 번째는 광복 50주년을 맞아 1995년 8월11일 仁旺山을 仁王山으로 지명을 변경고시한 것이다.

이 인왕산에 대한 현재의 통념은 이렇다. 인왕산은 일제식민강점기 이전에는 仁王山이었다.

 


         그러다가 일제가 '仁旺山'으로 고쳤다. 왜 고쳤는가? 旺을 풀어쓰면 日+王, 즉, 일왕(日王)이다. 일왕은 곧 천황이다.

         일제는 일본 천황에 대한 충성심을 유발하기 위해 仁王山이라는 우리의 이름 대신 仁旺山을 썼다. 그렇구나 하고

         무릎 치기 십상인 주장이다.


 
 
▲ 인왕산 지명변경 이후 발왕산, 중왕산, 가리왕산의 旺 자도 일제잔재란 이유로 쫓겨나 發王山, 住王山, 加里王山이 되었다(2002년과 2003년 3월). 아직 旺 자가 붙어있는 산은 金旺山, 火旺山, 烈旺山 등이다.

인왕산이 대표하는 지명의 일제잔재 청산운동이 얼마나 집요하고 주효했던지 지금은 정말로 일제가 仁王山을

仁旺山이라 바꿨다고 우리는 철석같이 믿고 있다. 정말로 그런지 안 그런지에 대한 검토는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2005년 3월3일 연합뉴스 '仁旺山 명칭은 일제가 만들지 않았다‘ 중에서>.

 


         정말로 仁旺山은 일제가 만들어 고친 이름인가? 고전에서 찾아보면 仁王山이 많이 나오지만 1800년 초의

         만기요람 군정편2 훈련도감 척후복병편에 仁旺山도 나온다. 仁王山으로 쓰기도 하고 仁旺山으로 쓰기도 했다는

         증거다. 그러니 仁旺山은 일제가 만들어낸 이름이 아니다.

 


        일제는 그들이 펴낸 1:50,000 지형도와 강과 산의 목록인 조선지지자료에 仁旺山이 아닌 仁王山이라고 썼고,

        해방 후 1961년 4월22일 대한민국 정부가 仁旺山으로 고시하고 지도에 仁旺山이라고 표기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고시한 仁旺山을 몰아내고, 일제가 썼던 仁王山으로 되돌아 가면서 일제잔재 청산이라 했으니

        이 어찌 황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로써 마무리가 됐다면 왜 지난 것을 들추어 내겠는가마는 첫 번째 단추가 잘못 꿰인 탓에 계속 문제가 발생하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는 자연지명에 관련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녹색연합이란 단체가 2005년 2월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과 같은 ‘일제강점기에 창지개명(創地改名) 된 백두대간 우리 땅 이름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명과 무관한 녹색연합이 주도


       ‘조사 결과 지명 중 왕 王을 황 皇 또는 왕 旺으로 바꾸어 일본 천황의 이미지를 심는 등 일제강점기 때 왜곡된 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22개의 땅이름과 행정구역을 찾아내었다. 본래 우리 이름인 속리산 천왕봉(일제 때 천황봉

       으로 바뀜)을 비롯하여 계룡산 천왕봉(→천황봉), 가리왕산(加里王山→加里旺山), 삼각산→북한산, 설악산 토왕성폭포

       (土王城→土旺城) 등과 같이 일제 강점기에 잘못 바뀐 채 지금까지도 지도에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다’(표 1 참조).

 


 
▲ <표1> 일제 강점기 이전과 이후의 이름 <녹색연합 발표>

<표1>을 차례로 살펴보면 2번 가리왕산(加里旺山)은 발표 2년 전인 2003년 3월에 인왕산과 같은 이유로 이미

加里王山으로 변경고시 되었다. 3번 북한산은 고전에도 북한산이 나온다. 기록으로는 주로 삼각산이지만,

실제 부르면서 구전된 이름은 북한산이다.

 


          4번 계룡산 천황봉은 일제강점기의 지도와 조선지지에 계룡산과 연천봉만 있고 천황봉은 없다. 천황봉은 대한민국

정부가 1998년 8월17일자로 고시한 지명이다. 5번 깃대봉은 일제가 산꼭대기에 측량기준점인 삼각점을 설치하면서

세운 깃대를 보고 부르게 된 이름이다. 남한에 20~30개의 깃대봉이 있으나, 일제 지형도에는 깃대봉이 없다.

 


          9번 건의령은 옛 지명도에도 건의령이고 일제 지도도 건의령이고 1961년 4월22일 고시된 지명도 건의령이다.

         한의령이라는 명칭은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지도의 오식에서 비롯됐다. 지도제작 도중 발생한 오기는 국토지리

         정보원에서 수정해야지, 왜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가.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고치지 않고 행정력을 낭비하는

         처사다.


         21번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玄風面)은 조선왕조실록 등 옛문헌에 현풍현(玄風縣)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녹색연합이 창지개명(創地改名) 되었다고 발표한 지명들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면 그 내용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연합의 주장은 2005년 삼일절을 맞아 신문과 방송을 통해 그대로

         보도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사실로 믿게 되었다.


         그 후 산림청마저 덩달아 '우리 산이름 바로찾기 캠페인'을 벌여 이에 가세하였고, 그렇게 해서 모아진 여론을 업고

         국토지리정보원을 압박했고, 국토지리정보원은 관할 시도를 통해 해당 시군에 개명을 요청했다.


         천황봉 지명변경을 결정한 보은군은 "산림청 우리산 이름 바로찾기 및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측이 국토지리정보원에

         일제 강점기 왜곡된 지명정비 요청 민원제기에 따라 이루어지긴 하였지만, 본군 지명위원회 위원 모두 일제강점기

         때 왜곡된 지명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라고 했지만, 연합뉴스는 ‘심의위원인 김건식(67)

         보은문화원장은 천황봉은 일본의 왕을 빗댄 일제잔재라는 데 모든 심의위원이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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